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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미술관]《파노라마 Panorama》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4-05-08


전시개요
■ 주 최│ 영은미술관
■ 기 간│ 5월 4일 - 6월 16일
■ 장 소│ 영은미술관 2전시실
■ 참여작가│ 배성희
■ 전화번호│031-761-0137
■ 누 리 집│ 영은미술관

전시내용 

영은미술관은 영은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배성희파노라마 Panorama’ 을 오는 54일부터 616일까지 개최한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도심 속 자연 조경은 진정한 공존의 결과물인가, 혹은 공존을 빙자한 수단인가? 가령 가로수보행자들에게 그늘과 시원함을 제공하고 소음을 감소시키며 공기를 정화하거나 도시 내 생태계 유지에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는 가로수를 지속 가능한 하나의 도시 유닛으로 조성하기 위해 인간은 토양 조건, 일조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병충해가 없는 최상의 조건에서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한다. 어쩌면 나무의 입장에서는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 생활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
 
배성희 작가는 도시의 풍경을 그린다. 특히 그중에서도 도심 속 녹지를 살핀다. 그는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산책하고 그 경관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남긴다. 어느 날 도시를 거닐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그는 마주한 건물의 머리끝이 산의 능선과 닮아있다고 느꼈다. 이는 인공과 자연을 이분화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하며 진정한 공존을 위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흰 벽면 위 검은 드로잉은 그때의 기억을 기반으로 한다. 도시 능선이 감싸고 있는 전시장의 한복판에는 구획화된 패널 위에 대열을 맞추어 심어진 가로수들이 줄지어있다. 이렇게 배성희의 전시장은 잘 가꾸어진 도시의 축소판이 되고 관람객에게 전지적 시점을 부여하면서 도심 속 녹지의 쾌적함과 이로써 구현되는 시각적 미를 한눈에 보여준다.
 
배성희의 풍경은 대개 흑백의 세계로 존재한다. 뚜렷한 색채의 사용은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고 대상을 얼마나 충실히 구현해내느냐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색채가 배제된 흑백의 표현은 현실감을 떨어트린다. 그렇다면 이는 도시와 자연의 관계성이 가진 스테레오타입을 무화하는 것으로도 읽힐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업에서 장면의 흑백처리는 인공물과 자연물의 이분법적 대립구도를 무너뜨리는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다. 넘실거리는 색채의 생동감을 삭제한 그의 풍경은, 그래서 고요하고 평화롭다. 예컨대 직선으로 떨어지는 창문 뒤로 비정형의 형태를 띠는 산과 나무는 양극에 위치한 두 개체가 맞물리는, 흔하면서도 흥미로운 장면이다. 작가는 차갑고 딱딱한 재질의 인공물, 따뜻하고 유연한 자연물의 색채를 지워 그 뚜렷한 차이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경계를 허문다.
 
배성희는 도시 내에 깔끔하게 구획되어 등장하는 가로수와 같이 자연이 인간에 의해 생장하고 유통되는 현상에 대해 어떤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는 않는다. 그저 관조자의 위치에서 바라보고 그대로를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나 종종 우려를 표한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 자연은 서로 양보하며 최선의 선택에 수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배성희의 파노라마를 통해 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진솔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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